경제분야

“나만의 투자 원칙” 만드는 7 단계 풀코스

1. 프롤로그 ― “오늘도 수익률 놀이에 휘둘리셨나요?”

주식창 빨간불만 뜨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파란불이면 퇴근길 탄식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경험, 다들 있으시죠? 저 역시 예전엔 증시 변동에 따라 기분이 180도 회전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내 돈인데 왜 시장 눈치를 보나?”**라는 자각이 들었고, **‘나만의 투자 원칙’**을 직접 설계하기로 결심했죠. 3년간의 실패·실험·수정 끝에 완성된 방법론을 오늘 공유합니다. 웃으며 읽어도, 끝나면 바로 엑셀을 켜게 될 겁니다.

2. 준비 운동 ― 투자 타입 자가진단

2-1. 60초 체크리스트

  1. 손실 −5 %에서 잠 못 드는가?
  2. 월급 이외 현금흐름(배당·사이드잡)이 있는가?
  3.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 최소 한 편의 IR(기업설명) 영상을 보나?

YES 개수가 0-1개면 ‘보수형’, 2개면 ‘중립형’, 3개면 ‘공격형’으로 자기 포지션을 일단 긋습니다. 원칙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2-2. 목적·기간·통제권 3문장 요약

  • 목적: “5년 안에 전세자금 1억 종잣돈 마련”
  • 기간: “매달 첫 급여일 + 10년 복리”
  • 통제권: “수익률 > 인덱스 +1 % → 유지, 아니면 자동 청산”

단 세 줄이지만 이후 모든 의사결정을 가르는 기준점이 됩니다.

3. 원칙 설계 7단계

3-1. 리스크 허용치 수치화

  • MDD(최대 낙폭) = −15 % 이하로 고정
  • 변동성 지표(표준편차) 가 코스피의 1.2배 이상인 종목은 포트 아웃
    숫자로 못 박으면 감정보다 계산기가 야근합니다.

3-2. 자산 배분 매트릭스 확정

구분보수형중립형공격형
주식30 %50 %70 %
채권40 %25 %10 %
대체자산(리츠·금)20 %15 %10 %
현금10 %10 %10 %

저는 중립형이라 ‘50-25-15-10’ 템플릿을 기본값으로 저장했습니다.

3-3. 매수 체크리스트 5항목

  1. ROE 10 %↑ & 5년 평균 유지
  2. PER 동종 업종 하위 50 %
  3. 부채비율 150 %↓
  4. 영업현금흐름 + 배당성향 상승 추세
  5. 산업 모멘텀(컨센서스↑)

5개 모두 충족 시 A티어, 4개면 B티어, 그 이하는 패스.

3-4. 매도 규칙 이중 잠금

  • A티어 → 매수 단가 대비 −25 % 하락 시 1차 경고, −35 %에 전량 매도
  • B티어 → −15 %에 50 %, −25 %에 잔여 매도

“손실 한계선을 코드화”해 두면 공포장에서도 클릭 한 번이면 룰이 실행됩니다.

3-5. 정기 리밸런싱 캘린더

  • 분기(3·6·9·12월) 마지막 금요일 22:00, 자동 주문 예약
  • 각 자산 클래스 비중이 ±3 % 이상 벗어나면 원위치

교훈: “리밸런싱을 미루면 시장이 먼저 알아서 리밸런싱해 준다(=손실 확대).”

3-6. 정보 소스 화이트리스트

블로그·유튜브 3곳 + 증권사 리포트 2곳 + 공시 시스템이 전부. ‘무제한 정보’는 오히려 독입니다.

3-7. 원칙 리뷰 & 업데이트

  • 연 1회(연말) ‘백테스트-실투 수익률’ 비교
  • 괴리가 3 %P↑면 룰 한 항목만 수정(대수술 금지)

4. 보강 섹션 — 감정 관리 & 의사결정 알고리즘

  1. 거래 전 10-분 룰 : 급등 뉴스에 심장이 뛰면 시세창을 접고 타이머 10분을 찍습니다. 10분 뒤에도 ‘논리적 매수 이유’가 2개 이상 남아 있으면 그때 진입.
  2. 손실-상한 리허설 : 매월 한 번, 포트 총액이 -10 % 찍혔다고 가정하고 행동 시트를 작성(현금화·추매·리밸런싱). 실전 발생 시 ‘시트 복붙’으로 대응합니다.
  3. 승리감 과다 차단 : 수익률 +20 %를 돌파하면 포트의 3 %를 강제 현금화해 행복 호르몬을 지갑이 아닌 통장으로 옮깁니다.

5. 실제 적용기 — 24개월 숫자 공개

구분총수익률MDD매매 횟수수수료(천 원)
원칙 전(직전 1년)+6.1 %−32 %97780
원칙 1년차+12.8 %−14 %38260
원칙 2년차+11.5 %−13 %22140

거래 횟수가 줄자 수익-변동성 비율이 개선됐고, 수수료도 80 % 가량 절약됐습니다. _“덜 움직일수록 돈이 일한다”_는 상투적 격언, 체감 200 %였죠.

6. 흔한 함정 & 돌파법

  1. 백테스트 만능주의 → 과거 데이터는 ‘교과서’, 미래는 ‘실전’. 수익률 기대치에 보수 편차 −5 %를 자동 차감.
  2. 뉴스 과잉 섭취 → 장중 시황 방송은 하루 3분 초과 금지.
  3. 친구 추천 종목 → 체크리스트 통과 전엔 ‘관심종목’ 폴더 이동만.

7. 오늘부터 실행할 미션 5가지

  1. 3문장 목표 작성 후 스마트폰 배경화면 지정
  2. 자산배분 표를 A4 한 장에 출력해 책상 앞 부착
  3. 증권사 앱 ‘자동매매 규칙’ 메뉴에서 익절/손절 트리거 사전 입력
  4. 정보 소스 화이트리스트 5곳 북마크, 나머지 채널 알림 OFF
  5. 이번 분기 마지막 금요일 캘린더에 리밸런싱 알람 설정

8. FAQ — 추가 의문 Q&A

Q : 원칙을 지키다 보면 ‘역대급 기회’도 놓치지 않나요?
A : 원칙이 ‘기회 필터’ 역할도 합니다. 조건 충족 종목은 결국 레이더망에 포착됩니다. 놓쳤다면 애초에 원칙 외 투기성 매매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 변동장에선 리밸런싱보다 현금 확보가 낫지 않나요?
A : 그 판단도 “MDD −15 % 돌파 시 현금 5 % 추가 확보”처럼 룰에 포함시키면 됩니다. 즉흥 현금화가 아닌 ‘조건부 현금화’가 핵심입니다.

Q : 주식 외 자산(가상화폐·대체투자)은 어떻게 다루죠?
A : 기존 배분표 ‘대체자산’ 안에 우선 편입해 리스크를 묶어 두세요. 비중 5 % 이내라면 변동성 충격이 포트 전체로 번지지 않습니다.

Q : 백테스트는 어떤 툴로 하나요?
A : 엑셀로도 가능하지만 파이썬 backtrader + yfinance 조합이 효율적입니다. 코드 30줄이면 과거 20년 데이터로 전략을 검증할 수 있죠.

9. 고급 스킬 — “미니 헷지” 전략

  • 시장 급락 알람 : 코스피 10일 이동평균 대비 -8 % 하락 시 텔레그램 봇 알림
  • ETF 인버스 포지션 2 % 편성 : 알람 울리면 인버스 ETF를 포트 2 % 수준으로 매수해 하락 방패를 세웁니다.
  • 귀환 규칙 : 지수가 20일선 회복 시 인버스 즉시 매도, 원배분 복귀.
    이 작은 헷지는 2022년 급락장에서 포트 낙폭을 2.5 % 줄여 줬습니다.

10. 데이터 기록을 자동화하라

  1. 구글 스프레드시트 + IMPORTXML 로 ETF 시가·NAV 실시간 반영
  2. 앱스크립트 로 일간 수익률 로그를 .csv로 내보내 백업
  3. 파이썬 공공데이터 API 로 매월 CPI·금리 지표를 불러와 매크로 환경 분석
    자동화 덕분에 ‘기록의 고통’이 사라지고, 원칙 준수 확인이 1클릭으로 끝났습니다.

11. 에필로그 ― “원칙은 3줄, 자유는 300배”

강철 룰을 정립하니 역설적으로 매매 스트레스와 의사결정 피로가 90 % 줄었습니다. 주식창 대신 원칙표를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난 덕에, 퇴근 후 저녁이 ‘수익률 롤러코스터’가 아닌 **“오늘도 계획대로!”**라는 잔잔한 만족으로 채워졌습니다.

오늘 밤 30분만 투자해 **‘나만의 투자 원칙 초안’**을 적어보세요.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그 한 장이 든든한 언덕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복리와 함께 커지는 정신적 배당을 선물할 겁니다. 원칙에 투자하는 순간, 당신의 돈이 드디어 당신 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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