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비 줄이기 실전 후기

1. 서론 ― “데이터는 무제한인데 왜 잔액은 제한일까?”
스마트폰 없인 출근도 못 하는 시대입니다. 문제는 통신사 청구서가 월급보다 당당하다는 점이죠. 2023년 봄, 제가 SKT 5G 플래그십 요금제를 쓰며 납부하던 금액은 월 11만 9 천 원. 거기에 IPTV + 광랜 결합 패키지 3만 9 천 원, 가족 두 명의 LTE 요금까지 합치면 한 달 통신비가 25만 원대를 찍곤 했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통신비 다이어트를 결심했고, 18개월간 시행착오 끝에 연 120만 원 절감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과정을 낱낱이 공개합니다.
2. 진단 ― 새는 돈 파악하기
2-1. 요금 명세서 6개월치 엑셀화
통신사 앱에서 PDF 고지서를 내려받아 총액, 부가세, 부가서비스, 데이터 초과 요금을 모두 엑셀로 옮겼습니다. 시각화해 보니 ‘월 데이터 초과 1 GB당 9 천 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더군요. 문제 1: 데이터 관리 실패.
2-2. 음성 통화 사용 패턴 확인
최근 3개월 통화 시간을 합산했더니 월평균 180분, 그중 60%가 가족 간 통화였습니다. 문제 2: 무료 통화 범위 오·과소 적용.
2-3. 약정 만료일 & 위약금 체크
알고 보니 인터넷 회선은 약정이 끝났지만, 셋톱박스는 5개월이 남아 있었어요. 조기 해지 위약금을 물느니 셋톱은 유지, 회선만 이동하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3. 알뜰폰(MVNO) 전격 입문기
3-1. 요금제 선택 기준
- 데이터: 월 11 GB + ‘다 쓰면 3 Mbps’ 무제한 옵션
- 음성: 200분이면 충분
- 망: 회사 근처 지하에서도 SKT 기지국이 잡히니 SK 망 우선
- 가격: 부가세 포함 월 2만 2 천 원 이하
3-2. 가입 절차 (가입일 D-Day 타임라인)
시간 | 단계 | 팁 |
---|---|---|
09:00 | 신청 | 네이버 ‘알뜰폰 허브’ 주력 이벤트 비교 |
10:00 | USIM 배송 | ‘평일 오전 접수 → 당일 퀵(3 천 원)’ 옵션 선택 |
14:00 | 온라인 개통 | 기존 통신사에 ‘MNP 해지’ 알림 문자 도착 |
15:00 | eSIM 설정 | 아이폰 설정 > 셀룰러 > eSIM 추가 |
주의: 모바일뱅킹 인증서가 새 SIM에 재설치될 때까지 약 30분 공백이 생깁니다. 회사 OTP 로그인 일정과 겹치지 않게 스케줄링하세요.
3-3. 3개월 사용 후기
- 데이터 속도: 출퇴근 지하철(강남 ↔ 판교)에서도 YouTube 1080p 스트리밍 지연 無
- 고객센터: 카카오톡 채널로만 상담 가능해 초반엔 답답, 그러나 24시간 내 해결
- eSIM 듀얼 회선: 해외 출장 시 현지 eSIM 추가 → 로밍비 제로화
6개월째 총평: 서비스 체감 품질은 95점, 요금은 1/3.
4. 가족결합 ― 통신사 정찰제도에도 숨은 구멍이 있다
4-1. 결합 할인 구조 이해
- SKT 온가족플랜: 2회선 결합 시 LTE/5G 요금제별 최대 16 천 원 할인
- KT 패밀리박스: 데이터·포인트 공유 + 인터넷-모바일 합계 1.1만 원 교차 감면
- LG U+ 가족무한사랑: 4회선 결합 + 인터넷 묶으면 회선당 4 천 원씩
저희 집은 부모님이 LG U+ 유선 인터넷 500 Mbps+IPTV를 사용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뜰폰 회선 + 부모님 메이저 회선’이 LG U+ 그룹 결합에 포함될 수 있는지부터 확인. 결론: MVNO라면 LG U+ 망을 쓰더라도 결합 불가 → 포기. 대신 KT로 광랜을 갈아타고 KT 패밀리박스에 세 식구를 묶었습니다.
4-2. 실절감 금액
항목 | 변경 전 | 변경 후 | 월 절감액 | 비고 |
---|---|---|---|---|
모바일(본인) | 119 000 | 22 000 | 97 000 | 알뜰폰 11 GB |
인터넷+IPTV | 39 000 | 33 000 | 6 000 | 약정 3년 신규 |
가족 LTE 2회선 | 78 000 | 62 000 | 16 000 | 결합 할인 |
합계 | 236 000 | 117 000 | 119 000 |
1년이면 142만 8 천 원, 2년이면 285만 6 천 원 절약. 이 돈은 현재 ‘적립식 ETF’ 계좌로 자동 이체 중입니다.
5. 통신비 더 줄이는 세부 테크닉 5가지
5-1. 데이터 세이프 모드 (iOS, Android 공통)
설정 → 셀룰러 → ‘데이터 절약’ 켜면 백그라운드 앱 재생 빈도가 줄어 셀룰러 소비 10 % 이상 감축.
5-2. 배틀패스형 요금제 경계
‘6개월간 50% 할인’ 후 폭등하는 요금제를 무심코 갱신하면 총 지출이 더 커집니다. 계약서 ‘프로모션 종료 시점’ 캘린더 알림 필수.
5-3. 라우터 셀룰러 자동 전환
인터넷 장애 대비로 5G 백업을 쓰는 가정용 공유기가 있지만, **기본값이 ‘자동 전환 ON’**이면 Wi-Fi 약해질 때마다 LTE 데이터를 몰래 빨아먹습니다. OFF로 변경.
5-4. 해외 로밍 대체 eSIM
출장 또는 여행이 잦다면 알뜰폰 회선 + Airalo – Nomad 같은 글로벌 eSIM을 듀얼로 쓰는 게 확실히 저렴합니다. 동남아 7일 3 GB 플랜이 6 달러 수준.
5-5. 가족 데이터 선물 기능
KT 패밀리박스 기준 잉여 데이터를 가족에게 이체하면 추가 구입 대신 활용 가능. 단, 당월 이월 불가라 매월 28일 알림을 걸어 사용량을 확인하세요.
6. 12개월 실적 보고서
“통신비를 줄였다고 생활 품질이 떨어지진 않을까?”—결론부터 말하면 변한 건 청구서뿐이었습니다.
- 모바일 사용 패턴: 데이터 평균 9.8 GB(전과 동일), 음성 150분(전과 동일)
- 스트레스 지수: 초반엔 USIM 배송 지연 + 가족 결합 서류 제출로 귀찮음 5/10 → 두 달 뒤 1/10
- 저축률 변화: 2024년 33 % → 2025년 42 %
7. 바로 실행할 체크리스트
- 이번 주: 최근 6개월 통신비 명세 다운로드 → 엑셀 분류
- 다음 주: 알뜰폰 요금제 비교(데이터·망·가격) 후 테스트 회선 1개 개통
- 한 달 내: 가족 통신사별 결합 할인 규정 문의, 위약금·약정일 정리
- 3개월 내: 인터넷/TV 약정 재구성 혹은 신규 설치 협상
- 상시: 프로모션 종료 30일 전 자동 리마인더 설정
8. FAQ ― 독자님들의 궁금증
Q1. 알뜰폰 품질이 메이저보다 무조건 떨어지나요?
A. 망은 동일, QoS(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4K 영상이 꼭 필요하다면 메이저 고가 요금이 낫습니다.
Q2. 가족결합은 MVNO로도 가능합니까?
A. 현재 SK·KT·LG U+ 모두 ‘MVNO 회선’은 결합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다만 메이저 회선 한두 개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회사 법인폰 등)가 있다면, 그 회선을 중심으로 결합하고 나머지를 알뜰폰으로 돌리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좋습니다.
Q3. 5G 단독망(SA) 단말인데 알뜰폰 LTE 요금제 써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5G 특화 기능(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은 이용 불가. 사용 지역에 5G 커버리지가 많고 고속 다운로드가 필수라면 최소 5G 라이트급 요금제를 유지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9. 결론 ― “통신사가 아니라 우리가 요금제를 선택한다”
통신비는 ‘공공요금’처럼 고정비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가장 유연하게 다이어트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알뜰폰 전환 + 가족결합 재편성만으로 월 12만 원 절감은 현실적 목표였습니다. 남은 과제는 그 절감액을 ‘한 방에 써버리지 않고’ 적립식 투자로 돌려 복리 효과를 누리는 일입니다. 오늘 저녁에라도 고지서 PDF를 내려받아 첫 줄부터 색칠해 보세요. 새는 돈이 어디서 튀어나오는지 보이는 순간, 통신비 다이어트는 이미 절반 성공입니다.
“청구서 끝자리가 ‘000’ 세 자리 줄어들면, 월말 카페라떼가 세 잔 늘어난다”― 제 지갑이 증명한 작은 승리를 여러분도 꼭 맛보시길 바랍니다.

